2026년 3월, 코스피 전체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유독 한 종목만은 혼자 역주행했다. 코스피가 3%대 하락 출발하며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SK이터닉스는 전일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도대체 이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SK이터닉스란 어떤 회사인가?
SK이터닉스는 SK디앤디에서 인적분할되어 출범한 회사로, SK디앤디는 부동산 사업을, SK이터닉스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사업을 담당한다. 풍력 공사, 연료전지, ESS 발전·O&M 등 3개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태양광·풍력·ESS(에너지저장장치)·연료전지를 아우르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통합 플랫폼이다.
단순 재생에너지 시공 기업을 넘어, PPA·ESS·연료전지·해상풍력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재분류되고 있다는 시장의 판단이 최근 주가 급등의 핵심 배경이다.
폭발의 도화선: KKR의 등장
주가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SK그룹과 글로벌 사모펀드 KKR 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동 경영 구조 확정이 있다. 2026년 2월 12일 SK디스커버리는 SK이터닉스 지분 31.03%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KR을 선정하였으며, 이는 SK이노베이션 E&S, SK에코플랜트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포함한 약 2.5조원 규모의 패키지 딜로 진행되었다.
이후 딜은 빠르게 마무리됐다. KKR은 SK디스커버리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SK이터닉스 지분 총 43.5%를 3,480억 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KKR은 이번 거래를 통해 SK디스커버리 지분 전량(30.98%)과 한앤컴퍼니의 잔여 지분(12.52%)을 모두 사들여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KKR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다. 2010년 이후 기후 및 환경 분야에 약 440억 달러를 투입한 KKR은 아반투스(Avantus), 엔카비스(Encavis) 등 글로벌 신재생 플랫폼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SK이터닉스를 아시아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거버넌스 일원화: 오랜 숙제가 풀렸다
그동안 SK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최태원 회장의 SK㈜ 계열과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 계열로 나뉘어 있었다. 이번에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SK이터닉스 경영권 지분(약 31%)을 KKR에 매각하면서 주도권이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다.
SK이터닉스는 독보적인 사업 개발권과 미국 블룸에너지 연료전지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SK에코플랜트는 강력한 건설 인프라 및 시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세 가지가 결합하면서, 자금 부족으로 지연되던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본격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과 시장이 동시에 열렸다

주가 급등이 단순히 M&A 이슈에만 기댄 것이 아니다. 2026년 2월에는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가 폐지되었으며, 초·중·고 및 일정 규모 이상의 주차장에는 태양광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수용을 위한 전력계통 혁신 대책이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며, 보급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전력망 확충 방안이 함께 수립되고 있다.
시장 규모 전망도 달라졌다. 연간 3GW 시장에 머물러 있는 국내 태양광 시장이 내년부터 5~6GW 시장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SK이터닉스 등 소수 업체에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라는 거대한 메가트렌드까지 겹쳤다. AI 데이터센터는 원전 하나급 전력을 소모한다. 전력 확보에 실패하면 AI 산업 자체가 성장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데, 여기서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연료전지(SOFC)다. 온사이트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직접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이 뒷받침한다

화려한 스토리만 있는 게 아니다. 2025년 4분기 단일 매출이 2,4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하며 연간 성장세를 압도적으로 견인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3,856억 원(+16.1%), 영업이익 530억 원(+40.8%), 당기순이익 307억 원(+37.3%)을 달성하였으며, 영업이익률은 13.7%로 전년 대비 3.7%포인트 상승해 수익성 개선이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주가, 얼마나 올랐나
2026년 2월 9일부터 2월 13일까지의 주간에 42.18%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이후, 일시적인 조정을 거쳐 3월 9일부터 3월 12일까지의 주간에 다시 36.81% 상승하며 37,350원을 기록하였다. 최근 3개월간 절대수익률은 40.9%에 달한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리고 있다. DS투자증권은 2026년 3월 10일 목표주가를 43,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였고, 신영증권과 하나증권도 각각 목표주가를 상향한 상태다.
현재가 54,400원은 공개된 모든 증권사 목표주가를 상회한 상태다. 최고 목표주가인 교보증권 50,000원조차 현재 주가보다 4,400원 낮다. 어느 증권사도 현재 주가 이상의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목표주가 공백 구간'에 진입한 상황으로,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리스크도 직시해야 한다
SK이터닉스를 둘러싼 열기가 뜨겁지만, 냉정하게 따져볼 지점도 있다.
프로젝트 완료 시점에 매출이 일시 반영되는 구조상 분기별 실적 편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어, 단기 실적만으로 기업 가치를 단편적으로 판단하면 오류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정부 재생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 시 모멘텀 약화 위험, KKR 공동 경영 구조 구체화 전 불확실성, 금리 인상 재개 시 PPA·신재생 프로젝트 수익성 압박도 상존한다.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장이 기대하는 미래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는지 지켜보는 것이 투자자의 현명한 자세다.

독자 Q&A
Q1. SK이터닉스는 원래 부동산 회사 아닌가요?
SK이터닉스는 SK디앤디에서 인적분할된 회사입니다. 분할 이후 SK디앤디가 부동산 사업을, SK이터닉스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게 됩니다. 현재 SK이터닉스는 부동산과 무관한 순수 에너지 기업입니다.
Q2. KKR이 인수한다고 왜 주가가 오르나요?
KKR은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4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입니다. 단순 지분 인수를 넘어 글로벌 네트워크, 풍부한 자금력, 운영 노하우가 SK이터닉스에 결합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입니다.
Q3. AI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가 무슨 관계인가요?
AI 서버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합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계약(PPA)을 늘리고 있으며, SK이터닉스의 연료전지는 데이터센터에 온사이트 전력을 공급하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Q4.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는데, 지금 들어가도 되나요?
투자 판단은 개인의 몫이지만, 단기 급등 이후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습니다.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크고 KKR과의 공동 경영 구조가 아직 구체화 중인 점, 2026년 예상 PER 17~18배 수준의 밸류에이션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 투자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Q5. RE100이란 무엇이고, 왜 SK이터닉스에 유리한가요?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들도 RE100 이행 의무를 지고 있어 재생에너지 발전·공급 사업자인 SK이터닉스의 수혜가 기대됩니다.
Q6. ESS 사업이 왜 중요한가요?
ESS(에너지저장장치)는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방출하는 설비입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핵심 장치로, SK이터닉스는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통해 40MW 용량을 확보하고 미국 텍사스 ESS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Q7. SK이터닉스 주식, 어떤 계좌로 사는 게 유리한가요? 장기 투자 관점이라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용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비과세 혜택과 분리과세 옵션이 있어 중장기 보유 시 세제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세금 전략은 전문 세무사와 상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본 글은 투자 참고 자료이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